‘기부’가 줄어든다.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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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많은 기부단체들이 온정의 손길을 나누어주기를 호소하였습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2018년 11월 20일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장장 73일간의 나눔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제나 사랑의온도는 100도를 넘겼고 올해도 자신있게 캠페인은 시작되었지만 여러 곳에서 캠페인 목표액인 4105억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20년만에 처음 맞는 목표 미달성이라는데요.  각 기부단체들의 공식적인 보고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기부가 예년보다 위축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현재의 기부위축 소식을 전하면서 크게 실물경기의 위축과 기부기관에 대한 신뢰하락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거시적 요인이면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고, 후자는 기부활동 주체들이 더 머리를 싸매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정말 어떤 요인이 기부총량을 떨어뜨리는지! 그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 충분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기부총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거시적으로 보지 못했던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을법합니다.  중요한 이유 하나는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기부총량은 떨어져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금회가 진행했던 기부총량 추정 연구에서는 2011년부터 기부총량을 추계하여 왔습니다. 지속적인 기부총량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고 2015년 그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통계청 사회조사를 통해 확인한 기부참여율, 1인당 평균 기부금액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우리의 기부연구는 거시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채, 총량의 추계나 확인 정도에 머물러 있어 거시적 변화에 대한 원인분석은 현재 미답의 영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2017년부터 정확히 말하자면 2016년부터 기부는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이 확실합니다. 연구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긴 것이지요. 왜? 무엇때문에 기부가 하락하였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1차적인 해결과제가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연구에 앞서 관련된 연구가 무엇이 있을지 간단히 찾아보았습니다. 좀더 많은 연구를 검토해야겠지만 맛보기로 2011년 보고된 연구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소개할 연구는 John A. List(2011)의 The Market for Charitable Giving 이라는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1968년 이래로 경기가 좋을 때도 나쁠때도 있었는데, 그에 굴하지 않고 기부는 왜 지속적으로 증가했는가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기부 시장의 주요 주체인 기부자(doners), 기부기관(charitable organization), 정부(government)의 행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왔는지를 규명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궁금증과 관련하여, 이 연구의 전반부의 내용만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집합적인 기부패턴을 설명하면서 경제학자답게 미국의 경기와 기부트렌드를 시계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단한 회귀분석으로 규명한 것은 미국 주가지수인 S&P500지수와 Giving USA가 확인한 기부총량과의 인과성이었습니다. 올해의 기부총량비율 변화(percentage change)의 40%는 전년도의 S&P500 지수의 증감으로 설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계산으로는 전년도 S&P 500지수가 1% 상승하면 올해의 기부가 0.19 퍼센트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제시하였습니다. S&P 500 지수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거시경제 지표인 소비지출, GDP, 실업률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도 유사하다고 하였습니다. 

출처: John A. List(2011) The Market for Charitable Giving.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5(2), 157-180. p.161.  

이 연구에서는 개인들의 기부는 경기에 영향을 받는데, 즉 경기가 좋으면 기부도 좋아지고, 나쁘면 기부도 줄어드는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경기하락(downturn)보다는 경기상승(upturn)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겁니다. 경기가 떨어질때, 기부는 그만큼 떨어지지는 않지만 경기가 상승할때는 유사하게 더 영향을 받아 상승한다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요? 몇 가지 추정을 해 놓았는데 흥미로운 것은 경기위축으로 기부행위가 줄어들때는 기부기관들이 이들의 기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증가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선물을 더 제공하거나 관계유지에 더 많은 공을 들여 상대적으로 많은 기부행위 축소를 방어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즈음에서 우리가 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달리 개인기부가 전체 기부의 70%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기부행동을 추적하는 것이 전체 기부자원 변화에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경우, 전체 기부에서 개인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잡아야 절반 정도라고 판단됩니다. 모금회는 더욱이 법인기부가 많은 기관이기 때문에 아마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는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경우, 기부총량의 변화가 등락을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어떤 변동에 대한 그간의 설명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겠으나, 지금부터, 즉, 기부가 떨어지는 변화를 보인 지금이 이런 연구에 관심을 기울일 타이밍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과연, 우리나라 기부의 감소는 무엇에 기인하는 것일까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직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좀 더 나은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네요~ ^^